sooyeon

산책하자고 매달리는 걸 겨우 거절하고 나서

정말오랫만에 집에만 있으니까 기분이 이상해진다.

그렇다고해서 집을 벗어나고 싶지는 않다.

기다리면 시간이 다 해결해 줄 것 같다.

그러니까 기다리자


1.오늘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느꼈다. 이제 매일매일 보던 친구들과 학교에서 웃고 떠들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 우리가 졸업을 하면 일주일에 한번은 커녕 한달에 한번도 만나지 못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엄습했다. 

2.누구의 여행이 더 가치있는가를 따지는 것은 정말 무의미하고도 멍청한 짓임을 깨달았다. 다들 각자 나름대로의 여행을 하고 있고 다른 사람의 여행과 내 여행을 비교해서 평가해려 했던 나의 태도가 후회가 됬다. 다들 재미있는 여행 하시길!!




할배들이 샹제리제 거리를 걸으면서 말한다

'지금 이순간이 내가 죽을 때 잔상으로 남을 것 같아'

그말을 듣고 코 끝이 찡해졌다.

나보다 죽음에 가까운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생각이였다. 

그리고 무언가 부러웠다. 나에게는 마냥 두려운 죽음이란 것이 저렇게 담담하고도 멋질 수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어느 때는 사람들은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이 짜증이 나지만 때로는 나이 먹는 다는게 나쁘지 많은 않다고 생각했다.

뭐가 쌓이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나는 성장하고 있고 얻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는 한다.

내가 나이가 들더라도 내가 노인이 되더라도 내가 할매가 되더라도 내가 늙었다는 그 사실에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은 것을 가진 노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제까지의 여행은 구경하기 바쁘고 돌아다니기에 바쁜 여행이였다. 하지만 근래에 하고 있는 여행은 어째 일상보다 더 여유있는 여행이다. 거리구경하고 산책하고 맛있는 밥 먹고! 이것보다 신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비행기값이 아깝지 않은 여행은 바로 이거다. 그 동안은 여행지를 떠날 때 발이 떨어지지 않고 아쉬움이 가득했다면 이번 여행은 도시를 떠날 때 마다 내가 도시의 기운을 잔뜩 머금고 돌아가는 기분이라 아쉬움이 덜하다. 한번 여행한 여행지를 다시 가는 것은 한번도 여행하지 않은 여행지를 모욕하는 거라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도시들을 어찌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있을까


Koh chang

지금은 꼬창 혹은 코창 혹은 코끼리 섬에 와 있습니당!! 아무생각 없이 온 섬에서 리조트를 뺀 게스트하우스는 단 세곳 정도? 그마저도 둘러보지도 않고 가격비교도 안하고 너무 더워서 이틀을 묶기로 했는데 샤워하고 보니.. 이곳은 귀곡 산장.. 너무 무서워서 그냥 하루만 환불해 달라고 했다. 비수기여서 그 넓은 곳에 손님은 나포함 두팀 뿐.. 날 더 무섭게 만들었다. 캐리어 끌고 나오니 a young thai boy가 600밧을 수줍게 돌려주었다. 미소와 함께! 귀요워! 낮에보니까 꽤 이뻤는데 사진찍으면 귀신도 찍힐까봐 안찍었다.. 쨌든 넝부아에서 밥먹고 썽태우가 길거리에 없어서 카페 들어왔는데 엄청 많이 지나간다.. 근데 카페가 너무 편해서 나가기가 귀찮다.


엄마는 어쩜 너생각만 하냐며 한탄하듯이 말했지만 요즘은 내 생각만 하면서 살고 싶은 마음이다.


많은 여행을 하지 않아서 인지 하다보니 점점 더 하고 싶어진다. 좀이 쑤셔서 견디지 못하겠다. 어디로든 훌쩍 떠나고 싶지만 이것저것 걸리는게 너무 많다.그래서 난 아직 속세의 사람인가 보다.


낯선사람 보다는 acquaintance가 더 불편하고 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친구와 낯선사람 그 중간에 있는 사람은 애매하고 불안해서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겠다. 낯선사람과는 친해질 수 있다는 한낱의 희망과 가능성이라도 있지만 acquaintance는 무언가 그사람이랑 나 사이에 선을 그어놓고 더 이상은 서로 물러나지도 다가오지도 않을 상태로 얼어버린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낯을 가리게 된 내 성격탓에 바뀐 것이 참 많다. 그래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친구들이 편해지는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낯을 가리는 성격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년 목표는 ‘유들유들하고 친화력 좋은 사람이 되자’로 삼아야 겠다. 낯선사람에게나 acquaintance에게나


20살의 나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눈치보고 속으로 계산하고 이리저리 재어서 행동한다. 안좋은 징조다. 하지만 난 이겨낼 수 있을것이다.


Tokyo,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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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답지 않은 여행에서 돌아온지 일주일이 훌쩍 넘었다. 한국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게 보내서 그런지 다시 학교라는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다녀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 그 때 내가 여행을 가지 않았다면 세미나를 앞두고(지나고 나니 정말 별거아닌 일이였지만) 온갖 스트레스가 쌓여서 주위사람들에게 쏟아내기 바빴겠지 나는 스트레스를 그런 식으로 푸는 사람이니까

어찌되었든 이번 여행은 나에게나 주위 사람들에게 참 좋은 시간이였다. 그렇게 아무생각없이 무턱대고 도쿄행 비행기를 끊은 것은 정말 잘한 짓이다

박수 짝!짝!짝!